요즘 캠핑은 감성 조명 아래 예쁜 장비를 뽐내는 문화가 되었지만, 저에게 캠핑은 조금 다른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풋풋했던 고등학교 시절, 반 친구들과 떠났던 도봉산 단합대회가 바로 그 시작이었죠.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던, 돗자리와 코펠 하나로 시작된 좌충우돌 첫 캠핑 이야기입니다.
코펠 위의 돌멩이, 잊을 수 없는 밥 짓기 대작전
캠핑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야외에서 즐기는 식사! 하지만 밥 한 번 제대로 지어본 적 없던 저희에게 코펠은 낯선 조리도구였습니다.. 선생님의 어설픈 지도 아래 쌀을 불렸는지 안 불렸는지조차 불확실했고, 물의 양은 오로지 '감'에 의존해야 했죠. 의기양양하게 불을 피우고 코펠을 올렸지만, 곧 저희 주변에는 밥이 익어가는 고소한 냄새 대신 수상한 탄내가 퍼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조 밥도 탔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친구들의 다급한 목소리 속에서 저희 조의 코펠 뚜껑은 이미 검게 그을려 있었습니다. 쌀알은 반쯤 설익고, 바닥은 딱딱하게 눌어붙은 최악의 상황. 그때 한 친구가 다급하게 외쳤습니다. "돌을 얹으면 열이 고르게 퍼진대!"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었지만, 절박했던 저희는 주변에서 적당한 조약돌 하나를 찾아 코펠 뚜껑 위에 신중하게 올려놓았습니다.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막겠다며 다른 친구는 옆에서 가방을 들고 바람막이 역할을 자처했고요.
하지만 저희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펠 속 밥은 점점 더 검게 변해갔습니다. 결국 먹을 수 있었던 건 코펠 가장자리에 간신히 붙어있던 아주 작은 양뿐. 속상했지만, 다른 조들도 마찬가지였다는 사실에 묘한 안도감이 들었습니다. 저희는 누가 밥을 더 많이 태웠는지 자랑스럽게(?) 경쟁하며, 검은 밥알을 서로에게 보여주며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불편함 속에서 피어난 끈끈한 우정
돌이켜보면 그날의 캠핑은 여러모로 엉망진창이었습니다. 푹푹 찌는 더위에 땀은 쉴 새 없이 흘렀고, 야심 차게 준비했던 밥은 처참한 실패로 끝났으니까요.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날의 기억은 따뜻함으로 가득합니다. 완벽하지 않았기에, 서툴렀기에 서로에게 의지하고 함께 웃었던 그 시간들이 더욱 소중하게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캠핑을 가면 맛있는 음식과 편리한 장비 덕분에 캠핑을 훨씬 편안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씩, 그을린 코펠 뚜껑과 탄 냄새가 문득 그리워지는 건 왜일까요? 아마도 그때의 서툰 경험 속에서 피어났던 순수한 웃음과 끈끈한 우정 때문일 것입니다.
최근 화려한 '감성 캠핑'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때로는 불편함 속에서 자연을 온전히 느끼고 서로에게 의지했던 그 시절의 아날로그 캠핑이 진정한 캠핑의 낭만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코펠 위의 작은 돌멩이 하나에 희망을 걸었던 순수했던 그 시절, 도봉산에서 맛봤던 탄밥은 실패가 아닌, 웃음과 추억으로 버무려진 특별한 만찬이었으니까요.
아날로그 캠핑의 매력
그 시절을 추억하면서 아날로그 캠핑을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날로그 캠핑을 통한 색다른 경험 해보시길 추천합니다.
- 자연과의 온전한 교감: 최소한의 장비로 자연 속에서 불편함을 감수하며, 자연의 소리와 냄새, 바람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습니다.
- 함께하는 즐거움 증대: 불편함을 함께 극복하는 과정에서 동행자들과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 소박한 행복 발견: 작은 불빛 아래서 나누는 이야기, 직접 끓여 먹는 라면 한 그릇에서 예상치 못한 큰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추억을 만드는 과정: 예상치 못한 어려움과 이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소중한 추억으로 남습니다.
아날로그 캠핑에 한번 도전해 보세요
